글림미디어그룹 대표 | 윤호기

Creating Holistic Brand Experience
성스러운 팬덤 경험을 하게 만든다는 슬로건으로 지난 2016년 창립 후 폭발적인 성장을 해 오고 있는 ‘팬덤 플랫폼’ 중심의 엔터테인먼트 회사, 글림미디어그룹. ‘미디어 산업의 리더가 되어 시장의 선진화와 세계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로 현재까지도 글로벌 플랫폼 스타플레이 운영, 뮤직 프로덕션·광고·방송제작, 신인개발,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연예인 매니지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장을 이끌고 있는 윤호기 대표를 만나보았다.

2016년에 회사를 세우셨는데, 원래 사업을 계획하고 있었나요? 원래는 작곡가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원래 대중음악 작곡도 하고, 광고 음악 작곡도 하고, 방송 음악 감독도 하는 등 점차 영역을 넓혀가며 다양한 경험을 해 왔어요. 처음부터 사업에 대한 계획이 있었다기보다 그냥 우연한 기회에 투자자분을 만나게 되어 창업을 하게 되었죠. 지금 회사가 아니라 이전 회사요. 그렇게 아이돌 제작 회사를 2016년도에 시작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돌 비즈니스가 마치 로또와 같더라고요. 성공하면 크게 성공하는데 실패 확률은 99.9%인 비즈니스...

빅뱅부터 EXO, 블랙핑크 그리고 현재 BTS까지, 이들의 성공 방정식을 따라 시도해 봤지만 그 방정식에 끼워 맞출 수는 있어도 진짜 성공의 이유까진 정확히 알기 어려운, 그래서 성공하기 굉장히 힘든 비즈니스라고 생각해요. 그러다가 결국 고뇌 끝에 사업을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방송 음악 감독과 광고 음악을 조금씩 하면서 고민을 하던 중 또다시 우연한 기회로 글림미디어그룹이라는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어요. 사실 글림미디어그룹은 2016년에 법인이 설립되었지만 실제로 비즈니스를 시작한 건 첫 회사를 정리한 후인 2018년도였죠.

2년이란 시간 동안 우여곡절이 많았겠군요.
맞습니다. 굉장히 많은 일들이 있었고, 고민도 많이 했고, 또 그만큼 배울 수 있었죠.

글림미디어그룹의 핵심 사업인 스타플레이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습니다.
첫 회사를 정리하고 원론적인 고민을 계속했었어요. 아이돌 산업과 K팝,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바라보면서 이 비즈니스가 제대로 산업화가 되면 좋겠다. 수많은 고민 끝에 결국 이 모든 것들을 아우를 수 있는 플랫폼인 스타플레이 앱이 나오게 된 것이죠. 아마존을 비롯한 많은 플랫폼 기업들을 보면 대부분 고객 중심적으로 서비스가 구성되어 있어요. 반면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는 다분히 연예인 중심의 사업이었죠. 연예인도 연예인이지만 저는 팬이라는 존재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팬덤이라는 존재가 굉장히 중요하고, 이 세계를 굴러가게 하는 힘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어서, 그들이 모여 재미있게 놀 수 있는 어떤 플랫폼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제가 IT적인 대단한 인사이트가 있었다거나, 사업적인 엄청난 인사이트가 있어서 시작한 건 아니고 어떻게 보면 원론적인 질문에 대해서 계속 답을 하면서 사업이 하나하나씩 성장을 해 나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일단 여기에 모여 놀았으면 좋겠다가 핵심이었어요. 그렇게 하려면 뭐가 필요할까 생각해 봤더니 바로 투표 방식이더라고요. 아이돌 사이에도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보니 팬들도 서로 자기 아티스트에 대한 활동을 많이 지지하고 응원할 때였거든요. 그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아이돌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고민하다가 투표라는 방식을 활용하게 된 것이죠.

예전 한 인터뷰에서 글림미디어에 ‘대지진’이 일어난 것은 한국 최초로 뉴욕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한국 아이돌 생일 광고를 실으면서부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무엇이든 첫 시도는 의미가 있고 그만큼 쉽지 않았을 텐데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뉴욕 타임스퀘어라는 게 얼마나 임팩트 있는지는 직접 봐서 이미 잘 알고 있었어요. 제가 뉴욕에서 한 7년 정도 생활을 했거든요. 사람들이 뉴욕에 처음 가자마자 타임스퀘어 42번가를 볼 정도로 광고판의 집결체인 곳이잖아요. 어떻게 보면 광고가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꽃이니 언젠가 저기에 뭔가 하나 걸 수 있다면 정말 멋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죠. 시간이 흐르고 이 비즈니스를 시작하면서 사업에 관한 리서치를 하던 중, 어느 잡지 인터뷰에서 한 아이돌 멤버가 타임스퀘어 거대한 광고판에 자신들의 얼굴이 비쳤으면 좋겠다는 글을 보게 됐어요. 그것을 보고서 아이돌과 팬덤, 이 둘의 니즈를 채워주는 폭발적인 시작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에피소드라고 하기엔 좀 그런데, 처음엔 광고 에이전시를 통해서 할까 하다가 아예 광고판 실소유주에게 직접 연락을 하여 제가 하고자 하는 것을 얘기했어요. 지금처럼 K팝이 핫한 시기는 아니다 보니 주변의 우려도 있었지만, “K팝 시장은 지금도 계속 크고 있고, 곧 전 세계를 휩쓸 것이다. 한때 일본 문화가 뉴욕에 휘몰아쳤듯 다음 차례는 한국이 될 텐데, 여기 타임스퀘어가 바로 문화의 중심 아니야. 그래서 내가 너희를 고른 것이다. 좋은 기회를 줄 테니 내 광고 한번 걸어줘라!” 하하. 결과적으로 다행히 광고를 걸 수 있게 해 줬어요. 그리고 생각보다 엄청 비싸진 않았어요. (웃음)

최근 플랫폼 안에 온라인 쇼핑몰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 여태까지 쇼핑몰을 하지 않았으며,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이 있을까요?
쇼핑몰을 바로 시작하지 않았던 이유는 뭔가를 판매하는 회사보다 우선 팬들과 아이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같은 플랫폼이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함께 놀고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되어 그들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그런 명분을 가지고 무작정 제품을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 아닌 팬들과 아이돌이 좋아하고 만족할 수 있는 제품들을 기획하는데 굉장히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이와 같은 시작으로 쇼핑몰은 오로지 한정된 버티컬 커머스*로서 운영을 할 계획입니다.

이미 아티스트와 브랜드가 콜라보레이션 한 제품들도 판매하기 시작했고, 그런 식으로 더욱 다양한 아티스트와 브랜드들이 협력한 제품들을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한국관광공사에서 열린 ‘2020 한국 관광 스타트업 데모데이 Beyond·K’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어떠한 내용으로 1위를 차지하셨는지요?
사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K팝과 팬들, 그리고 관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잖아요. 지금까지 이들을 연결하려는 많은 시도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그냥 여행사 차리는 수준에서 그쳤어요. 반면 저희는 팬들이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현장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들을 준비하고 있었고, 코로나가 터지면서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이죠. 저희는 타겟이 명확하잖아요. 명확한 타겟을 바탕으로 실감형 콘텐츠를 준비했었고, 실제로 이미 많은 콘텐츠들을 구현하고 있기에 더 새롭고 재미있어 보였던 것 같습니다.

워낙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분야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빅데이터, AI, 블록 체인과 같은 다양한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하는 등 고도의 기술 발전에 대한 빠른 대응이 필요할 텐데 평소에 어떻게 공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는 굉장히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잖아요. 저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뉴스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한국 뉴스뿐만 아니라 해외 뉴스까지, 별도로 구독해서 보는 뉴스들도 있고요. 또 가끔 칼럼을 기고하기도 하는데 이를 위한 자료를 수집하기도 하고, 리서치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것들이 사업에 있어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보들을 가지고 새로운 것들을 재창조할 수 있죠. 사실 음악도 비슷한 작업이에요. 이미 코드나 소스들은 기존에 다 나와있지만 10년, 15년마다 스타일이 조금씩 변하고 하나씩 바꿔 나가면서 전혀 다른 음악이 재창조되는 거죠. 그러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계속해서 공부하 고,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등의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플랫폼 특성 자체가 유저 베이스이다 보니 팬들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 필요가 있어요. 저희 직원들의 상당수가 실제 아이돌의 팬이기도 해서 팬 입장으로 훨씬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가령 지금의 메타버스는 다분히 기술지향적으로서, ‘새로운 기술이 나왔으니 이제 여기서 놀아.’ 이런 분위기라면 저희는 기술을 자랑하기보다는 실제 팬들이 놀 수 있는 부분들을 채워주려고 하는 거죠. 이런 하이브리 드적인 측면에서 준비하는 것도 있으니 기대해 주셔도 좋습니다. (웃음)

K팝 시장이 글로벌화되면서 기존의 대형 기획사들과 대기업이 팬덤 플랫폼에 진출하고 있습니다. 글림미디어만의 강점과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일까요?
저는 딱 하나예요. 팬 중심과 연예인 중심, 그게 다릅니다. 저희는 팬덤 중심으로 하려고 하고요, 그 팬들이 모였을 때 힘이 되고 그들과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것이지요. 서두에도 말씀드렸지만 저의 신념 하고도 관련된 것인데, 사업은 돈으로만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점이 분명히 있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팬들이 더 좋아해 주는 것이기도 하겠고요. 그렇기에 팬들을 더욱 이해해야 하고, 우리 스스로가 팬이 되기도 해야 하죠. K팝을 통해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거기에 저희가 기여할 수있게 되어 정말 기쁘고 스스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여전히 팬들이 중심이 돼야 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들을 중심으로 보고, 그들과 더 소통하고, 그들을 더 이해하여 건전한 팬 문화를 즐길 수 있게 하는 데에 저희의 존재 가치가 있습니다.

물론 큰 기획사나 대기업에 비해 저희가 당연히 부족한 부분이 있죠. 어차피 저희는 언더독이니까 저희만의 색깔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왔기 때문에 제로에서 시작해서 재미있는 아이디어로 뉴욕 타임스퀘어에 광고도 하고, 방송 투표도 해서 지금의 500만 명의 회원이 모이게 된 거죠. 이것이 곧 천만 명이 되고 1억 명이 될 정도로 더욱 성장해서 자부심을 갖고, 이를 또다시 재미있는 문화로 풀어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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