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습이 진짜 나의 모습일까. 내가 보는 모습이 진짜 나일 까, 남이 보는 내가 진짜 내 모습일까. 과연 어느 하나로 나를 정의할 수 있을까. 진정한 나의 모습은 순간순간 내가 느끼는 감정과 보여지는 행동 이 모든 것들의 합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먼 거리를 사이에 두고 전화로 만난 뮤지컬 배우 고은성도 그런 사람 같았다. 순간의 나에게 집중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 하지만 이 또한 그의 전체를 대변한다고 할 수 없다. 그와의 만남은 유선상으로 몇 차례의 대화가 오고 갔던 짧은 순간이기에.

안녕하세요. 고은성 님. 뮤지컬계의 라이징 스타로 뵌 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올해로 데뷔하신 지 벌써 10주년이 되셨다고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얼마 전 10주년을 기념하여 첫 단독 콘서트 무대를 하셨다고도 들었어요.
네 안녕하세요. 우선 너무 감사드려요. 이번 콘서트를 하면서 10년 동안 제가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에 섰다는 것 자체에 말로는 다 표현 못할 감정들을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무대를 해올 수 있을 거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첫 단독 콘서트라 기분이 남다르셨을 것 같은데.
저는 콘서트를 할 때 공연을 하는 순간보다 하기 전과 끝나고 난 후의 느껴지는 기분들이 가장 오래 남는 것 같아요. 사실 콘서트가 처음은 아니었어요. 그런데도 혼자서 콘서트를 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물론 있었지만, 부담감도 있었고 두렵기도 했던 것같아요. 그래도 막상 무대에 섰을 때는 너무 즐겁고 재미있게 노래를 하면서 콘서트를 끝냈어요. 지금 다시 돌이켜봐도 벅찬 순간들이었고, 또 하나의 추억할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 같아 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관객분들과 팬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무대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서 20주년 기념 공연 때는 더욱 성대하게 올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곧 막을 여는 뮤지컬 ‘헤드윅’ 공연도 앞두고 계세요. 현재 공연 준비로 한창 바쁘실 텐데 연습 분위기는 어떤가요?
코로나 때문에 옛날처럼 마냥 웃고 떠드는 분위기는 다들 자제하고 있어요. 최대한 연습 외의 시간을 줄이고 공연을 무사히 마치기 위해 서로 조심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실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그래도 모두가 노력하는 덕분에 생각보다 연습이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고 저 또한 즐겁게 임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역할을 얘기하셨는데, 따로 염두에 두신 작품이나 배역이 있으신가요?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전과는 다른 이면의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는 새로운 장르나 캐릭터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죠. 지금 하고 있는 헤드윅이 그런 역할이라 이 작품이 저에게는 전환점이 될것 같아요.

헤드윅은 캐릭터뿐만 아니라 음악 자체도 그간 해오셨던 작품들과는 다르게 와일드한 스타일의 록넘버들이 많아 또 다른 매력의 고은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뮤지컬에는 록 장르의 음악들이 많아요. 지난해 공연했던 머더 발라드도 그렇고요. 그러다 보니 다른 작품들에 비해 장르적으로 다르게 느껴지진 않았어요. 헤드윅의 음악은 록이어서 특별하다기보다 그 자체로서 특별함을 지닌 것 같아요. 음악들이 굉장히 매력 있고 희소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헤드윅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하나의 뮤지컬로 풀어 내는 작품의 전반적인 모습이 저에게는 오히려 더욱 특별하고 멋있게 다가온 작품이에요.

누구나 한 번쯤 나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지 않나 생각해요. 은성 님은 언제 그런 시간을 가졌나요?
군대에 있을 때요. 내가 지금 뭘 하고 있고, 뭘 해야 하고, 뭘 원하고,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배우로서가 아닌 그냥 인간 고은성으로서요. 그 시간이 있어서 많은 부분 정리할 수 있었고, 저에게 굉장히 필요로 했던 값진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인간 고은성은 평소 오프일 때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요.
집에 혼자 있을 때는 거의 아무것도 안 하고 주로 음악만 듣는다거나 자는 식이에요. 밖에서 사람들과 있을 때는 사람들을 많이 즐겁게 해주려고 하는 편인 것 같아요.

배우로서 나를 가장 많이 성장하게 만들어 준 작품은 무엇인가요?
너무 뻔한 답이지만 그동안 했던 모든 작품들 덕분에 제가 성장할 수 있었어요. 그 시간들이 있어서 지금의 제가 있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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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매거진 8월호 vol.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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