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6년 설립되어 도소매, 디자인, 유통, 제조 등의 사업분야로 40개국 300여 개의 오피스와 전 세계에 약 21,000명의 직원들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 SCM 전문 기업 Li & Fung 그룹. 이러한 리앤풍 그룹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는 회사가 바로 LF 로지스틱스이다. LF 로지스틱스 코리아는 2014년에 세워진 한국 지사로 언더아머, 나이키, 아디다스, 자라, 컨버스, 망고, H&M의 물류와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물류 회사로 지난해 코로나 19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200%의 성장을 이뤄내는 기염을 토해냈다.

LBX에서는 LF 로지스틱스 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최준영 대표를 만나, 어떤 계기로 물류전문가의 길을 걷게 되어 현재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인생 계획 등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LF 로지스틱스라는 회사가 일반 컨슈머들에게는 생소한 회사일 수 있겠습니다. 회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LF가 Li 씨와 Fung 씨의 이니셜로 두 분이 115년 전에 만들었던 홍콩 회사입니다. Li & Fung이라는 회사는 사실 패션 쪽에서 SCM(Supply Chain Management)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부터 이 시스템을 만들었던 회사입니다. 주로 선진 마켓에서 오더를 받아서 자체 제작을 하여 납품을 하는 것이 아니라 팩토리 소싱 해서 리테일 점들에게 납품을 하는 중간 역할을 한 거죠. 일종의 중계무역을 하게 된 건데 해외에서 만들어서 바이어에게 납품하는 단순 무역이 아닌 SCM의 효시 같은 회사입니다.

그러다가 여기에 물류를 접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판단에 2010년에 물류 회사를 인수했는데 그것이 LF 로지스틱스의 시작입니다. 리앤풍이라는 회사가 LF로 개명을 하고 LF 소싱, LF 트레이딩, LF 로지스틱스라는 자회사로 재편되었답니다. 한국에 리앤풍이 진출한 지는 거의 30년이 되었군요. 한국에서는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하고 있는 큰 회사이지만, LF 로지스틱스 자체는 한국에 들어온 지 이제 만 7년이 되었습니다.

사실 한국에 늦게 진출한 이유가 있는데, 한국의 대형 물류 회사는 대부분 대기업들의 자회사 물류를 하고 있는 2PL(2자 물류)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보니 시장에서의 성장성을 그렇게 높게 보지 않았어요. 하지만 충분히 시장조사를 하여 전자상거래, B2C 물류, 이커머스를 전문으로 대응하는 물류 회사로 포지셔닝을 하여 진출하게 된 것이죠.

처음에는 ZARA의 이커머스 물류로 시작하여 지금은 나이키, 아디다스, 언더아머 등의 스포츠 패션 브랜드 및 생활용품(FMCG)과 화장품 등을 주력으로 성장하고 있답니다. 월에 평균 250만 개 정도의 택배 출고량을 소화하고 있는데 코로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00% 성장에 이어 올해 역시 그 이상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답니다.

어떻게, 언제부터 회사에 합류하게 되신 건가요?
제가 싱가포르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었는데, 2004년 당시 함께 일했던 보스와 때때로 연락을 하고 지냈어요. 그러다가 10년이 훌쩍 넘어서 제가 한국에 들어온 것을 알고, 2018년 어느 토요일 낮에 홍콩에서 전화를 한 거예요. “어이 알렉스, 오랜만이야. 나 일요일날 한국 들어가는데 월요일 아침 식사 같이 할 수 있어?” 이 말을 듣자마자 나한테 같이 일하자는 얘기인가 보다 하는 직감이 들었죠. 사실 그전부터 같이 일하자는 얘기를 여러 번 했었는데 서로 타이밍이 안 맞아서 기회가 생기지 않았거든요. 그러다가 3년 전에 그런 연락을 받고 이렇게 조인하게 된 거죠.

■ LG전자 미주 프로젝트

2000년대 초반 LG전자는 미국에 3개의 창고를 가지고 있었어요. 서부에 캘리포니아, 중부에 텍사스, 그리고 동부는 판매 본사가 있는 뉴저지에 있었지요. 그런데 대형 고객인 월마트나 베스트바이 같은 회사들의 조건이라는 게 주문 후 24시간 내에 자신들의 창고에 입고시켜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LG전자는 WMS(Warehouse Management System)라는 시스템은 있었지만 좀 낙후됐었고, TMS(Transportation Management System)도 없었고, Trucking(화물 운송)도 스탠더드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어요. 그런 상황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두 가지 미션이 있었는데, 첫 번째는 24시간 배송, 물류비 절감 등의 당면한 과제들을 어떻게 풀 것인가, 그리고 두 번째는 LG전자의 표준 시스템을 미국에서 구축하여 전세계에 전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죠.

그렇게 프로젝트를 7~8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마치고 시카고에 창고를 하나 더 지으려고 3PL(3자 물류)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거기서 차석으로 떨어진 BAX Global이라는 회사가 6~7개월 뒤에 저에게 연락을 한 거예요. 제가 컨설팅하는 것을 보고 오퍼를 준거죠. 그래서 6개월 정도의 오퍼 프로세스를 거쳐 싱가포르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지금 LF 로지스틱스로 합류케 한 Dominic이라는 제 보스를 만나게 된 거죠. BAX Global은 그 후 독일의 DB Schenker라는 회사로 인수합병이 되었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독일 회사 소속으로 싱가포르에서 12년 정도를 살게 되었죠.

■ 물류산업에 대한 글로벌적인 시각

안타까운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물류라는 게 그렇게 좋은 인상이 아니에요. 산업 간 비교에서도 파워도 떨어지고 회사 내에서도 위상이 적고, 실질적으로 여러 가지로 낙후된 상태이다 보니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 비해 좀 낮은 랭크에 위치해 있다고 할까요. 하지만 해외에서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영어를 할 줄 알면, 잘하지는 못해도 자신감 정도만 있어도 해외로 눈을 돌려 보면 20만 불, 30만 불, 50만 불, 100만 불짜리 일자리들이 있는 거예요. 싱가포르의 경우는 자체 내수 물류가 중요하지 않아요. 인도네시아,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주변 나라들의 물류들을 묶어서 Regional Hub 기능을 싱가포르에서 하는 경우가 많죠. 물류 자체가 글로벌하기 때문에 택배, 창고 정도로만 생각하는 관점이랑은 매우 다른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인식 자체는 아직은 낙후돼 있지만 인프라는 다 갖고 있어요. 우리나라가 글로벌 탑텐 수출 강국이잖아요. 수입도 많아요. 그러니까 물량 자체가 많은 대형 화주예요. 나라 자체가. 그리고 현대상선이라는 탑텐 안에 들어가는 해운사가 있고, 대한항공은 글로벌 탑랭크의 항공사예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물류 회사만큼은 글로벌 탑텐 안에 드는 회사가 없어요. 화주도 있고, 캐리어도 있는데, 물류만 빠진 것이죠.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국내 회사들도 해외 기업들에 대한 M&A가 없었던 것은 아닌데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어요. M&A를 하더라도 물류의 핵심인 사람을 키워야 하는데, 회사의 껍데기만 샀기 때문이죠.

■ LF 로지스틱스의 장점

그런 면에서 LF 로지스틱스는 상당히 가벼워요. 저조차도 아직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고 전체 구성원들도 어린 편이다 보니 좀 말랑말랑하다고 할까요, 변화에 있어 능동적으로 대처하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대형 회사들은 그런 것이 어려워요. 말로는 디지털 트랜스 포메이션(DX, Digital Transformation) 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현업에 적용하기가 어려운 거죠.

우리 회사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이커머스 분야는 점점 더 예측이 어려운 분야예요. 평상시에 어떤 제품이 하루에 1천 개씩 나간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1만 개가 나갈 수도 있거든요. 이런 급작스러운 fluctuation에도 대응할 수 있는 솔루션을 데이터를 토대로 이해하고, 디자인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이죠. 게다가 제품에 따라 보관하는 방법만 해도 수십 가지가 넘거든요. 옷, 신발, 액세서리, 향수, 의료품 등 제품과 형태에 따라 다양한 보관방법을 만드는 거죠.

■ Back To Basic!

사실 물류 창고만 아니라 집이든 어디든 화재와 안전사고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매뉴얼 자체는 잘 되어 있는데 그 기본을 잘 지키느냐, 결국 기본기를 제대로 지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방화셔터가 내려올 자리에 화물을 적재한다던가,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는다던가, 작업자들과의 안전에 대한 업무지침이 잘 교육되지 않고 지켜지지 않고 있는다던가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죠. 몇 년째 저희 창고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파트 타이머로 그날 처음 출근하는 직원들도 있을 수 있거든요. 그 어느 누가 되었든 안전과 환경에 있어서는 매일 교육을 하고 점검하고 준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장 주문을 소화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업무의 효율, 최적화는 회사의 시스템으로 개선해 나가야 하는 것이지요.

 

LBX 두번째 주인공 최준영대표의 더 자세한 인터뷰와 다양한 인물들의 인터뷰는 오프라인서점 및 아래 온라인 E-Book서비스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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